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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기아-SK 트레이드, 손익을 떠나 드러나는 감독의 자질 문제!!

지난 4일 밤 전격적으로 단행된 SK와 KIA의 트레이드를 두고 말들이 많다. SK는 포수 이성우, 외야수 채종범, 내야수 김형철을 내주었고 KIA는 투수 전병두와 내야수 김연훈을 건네주었다.

관심의 대상은 WBC 국가대표 출신으로 개막 선발진에 포함된 전병두였다. KIA 수뇌진은 전병두가 1군용 투수가 아니고 비슷한 좌완이 많다는 이유로 트레이드를 했다.


양팀 감독의 말
▲김성근 감독
KIA를 도와주려고 한 트레이드이다. 원래 지난번(4월25일~27일, 문학 3연전) 조범현 감독과 채종범-투수 1명을 트레이드 하기로 결정했다. 채종범에게 너를 살리는 트레이드이니 팀을 옮기라고 통보를 했는데 갑자기 KIA쪽에서 10분 만에 안된다는 통보가 왔다. 모양이 우습게 됐고 채종범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3일(밤) 우리 쪽에서 다시 전화를 해 전병두를 요청했고 KIA측에서 오케이했다.

이성우는 시범경기때 박경완보다 나았다. 투수리드가 좋고 타격도 좋아질 것이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 KIA의 주전이 될 것이다. 걸음이 늦지만 큰 문제는 안될 것이다. 채종범은 평균 2할8푼~2할9푼을 친다. KIA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것이다.

전병두는 우리 애들에게 물어보니 "아주 좋다"고 했다. 지난 시범경기때 우리팀을 상대로 던지는 것을 보았다. 1군용 투수이다. 그러나 보직은 좀 지켜봐야 되겠다. 투구폼을 약간 고칠 필요는 있다. 상체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다. 예전 폼이 편하다면 지금 폼을 버리도록 하겠다.

▲조범현 감독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포수이다. 포수 때문에 투수들이 힘겹게 던지고 있다. 김상훈이 인대 부상이기 때문에 돌아오더라도 풀타임으로 마스크를 쓸 수 없고 송산도 올해 지나면 군대를 가기 때문에 포수 보강이 절실했다. 이성우는 스로잉 투수리드 수비 등이 좋다. 나이도 적고 군대도 갔다 왔다. 채종범은 1군용 선수이다. 두 선수는 곧바로 1군 경기에 출전할 것이다.

전병두는 전력분석팀의 평가를 받을 결과 그대로 1군에서 쓰기는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투수로서는 A급선수라는 판단이 아니었고 믿고 맡길 수 없었다. 2군에서도 통하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2일 전병두의 2군 피칭을 봤다. 당시 전병두는 3이닝 4실점했다) 양현종, 박정태 등 비슷한 좌완투수들이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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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기사대로 야구 팬들 사이에서 이번 트레이드를 가지고 말 들이 많다.
어느 구단이 이득인지를 따지는 것부터 전병두의 미래에 대해서까지...
그 중에서도 전병두를 보낸 기아의 손해라는 말 들이 대체로 많은 편이다.
나 역시도 그와 비슷한 생각이다.

 이 기사를 보면 두 감독도 이미 야구 팬들 사이의 논란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두 감독 모두 나름의 이유를 말하는데 있어서 기아 타이거즈가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의도가 보인다.

 그러나 두 감독의 말은 이런 같은 의도 속에서도 조금은 다르다.
김성근 감독은 보내는 선수, 팀에 오는 선수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조범현 감독은 보내는 선수인 전병두 선수를 애써 폄하하고 있다.
마치 조범현 감독의 인터뷰 태도는 이번 트레이드가 손해가 아님을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방법은 감독 신분으로써 옳지 못했다. 팀에 합류하는 선수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서
팬들을 설득하려 해야지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의 떠나는 등 뒤에서 악담을 퍼붓다니...
나에게는 이 인터뷰는 정말 충격적이다.

 트레이드의 손익을 떠나서 조범현 감독의 스스로가 팀을 잘 이끌만한 그릇이 아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물론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팀을 아우러서 잘 이끌어야 할 감독이 그동안 함께 고생했던 아직 미래가 창창한 84년생 좌완투수에게
떠나는 뒷모습에 좋은 말은 해주지 못할 망정 1군 전력이 안되느니, 2군에서도 안 통한다느니 하는
폄하하는 언사를 보여주다니...

 현재 기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또한 저런 감독 밑에서 어찌 편한 마음으로 운동할 수 있을까?
한 팀의 아버지 같은 존재인 감독이 떠나는 자식의 뒷모습에 욕을 해대는 꼴이니...
만약 자신이 조금 부진하면...조범현 감독에게 전병두 같은 평가를 받지 말라는 법이 없을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