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라는 생물이 있다. 일급수 이상에서만 서식한다. 철사벌레라고도 한다. 실같이 단순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일정 기간 곤충의 몸속에 기생하다가 성충이 되면 곤충의 뇌를 조정해서 곤충이 물에 뛰
어들어 자살토록 만드는 생물이다.
때로는 인간들도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쾌락의 늪에 뛰어들어 자멸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혹시 의
식 속에 이성을 마비시키는 허욕의 연가시가 기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외수님의 '하악하악' 중에서>
연가시가 인간에게는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에게 연가시와 같은 존재가 전혀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인간에게 연가시는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것, 허욕의 연가시가 아닐까?
내 안에 있는 존재하는 허욕의 연가시...
그 존재를 알듯하면서 알면서도, 때로는 두려워 하면서도 쉽게 떨쳐 내 버리지 못하는 것은 왜 일까?